예전 일기 다시 읽으며 떠오른 자기인식 변화

혼자 일기를 쓰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입니다.
지금처럼 멋진 펜이나 노트를 갖춘 것도 아니었고,
그냥 아무 공책에 그날 기분이나 일어난 일을 적곤 했죠.

그런데 최근, 우연히 예전 일기장을 꺼내 읽게 됐습니다.
몇 년 전의 내가 적어둔 문장을 하나씩 들여다보며,
‘이런 생각을 했었구나’, ‘이렇게 느꼈었네’ 하고 웃음이 났습니다.

놀라웠던 건, 지금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.
그때도 나는 비슷한 고민을 했고, 비슷한 실수도 반복했고,
또 그 속에서 나름의 성찰을 하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어요.

일기를 다시 읽는다는 것

예전엔 그저 감정 해소용으로 썼던 글들이
시간이 지나고 나니 ‘기록된 나 자신’이 되어 있었습니다.
일기장을 다시 읽는 건
단순히 과거를 떠올리는 일이 아니라,
스스로의 변화를 확인하는 일 같았습니다.

“그땐 몰랐는데, 이젠 다르게 보인다.”
이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군요.

예전엔 다툼만 가득했던 관계가
지금 보면 서로의 미성숙이 만든 오해였고,
감정에 휘둘려 써내려간 문장은
지금의 내 눈엔 더 너그러워진 시선으로 다가왔습니다.

예전 일기를 읽으며
‘나는 얼마나 변했을까’를 생각하게 됐습니다.
그 변화는 단번에 드러나진 않았지만,
꾸준히 기록된 감정과 생각 속에 조용히 담겨 있었습니다.

그때는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?
왜 그런 말을 했을까?
지금은 다르게 대처할 수 있었을까?

이런 질문들을 던지는 과정이
자기인식을 넓혀주는 경험이 되더라고요.

지금 나는 여전히 일기를 씁니다.
다만, 예전보다 목적이 조금 달라졌어요.
예전엔 마음이 복잡할 때 무작정 써내려갔다면,
지금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해하기 위해 씁니다.

글을 쓸수록 나는 나를 더 잘 알게 됩니다.
일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
스스로와 대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.

이따금 예전 글을 다시 읽는 것,
그건 내 안에 조용히 축적된 시간들을 꺼내보는
아주 소중한 루틴이 되었습니다.